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내가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내가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에 대해 정작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사람들은 말과 말 사이에 흥겨움만 찾기에 바빴다 나는 가지않아도 되는 파티에 초대받았다 초대명단엔 내 이름이 틀리게 적혀있었다 나는 자주적인 삶을 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두 번씩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일상이란 아름아래 먹고 마시는 것이나 잠을 자고 움직이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무력감이나 공포심이 찾아올 때면 나는 우는 대신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가 달렸다 나처럼 우는 방법을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이 어딘가에 돈을 내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주변..
눈을 보고싶은데 네 손을 잡고 싶은데 너의 어깨 입술을 만지고 싶은데얘길하고 싶은데 너무나 듣고싶은데 걷는 걸 좋아하는지 영화를 좋아하는지 어제꿈은 어땠는지 알고싶은데 밤새도록 춤을 추고 밤새도록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싶은데 애원하기는 싫은데 유치하기도 싫은데 복잡하게 생각하기도 난 싫은데 뒷걸음질 치는 것 무작정 다가가는 것도 싫은데 소리치고 싶지만 별다른 이유는 없기도 하겠지만 있기도 하겠지손을 잡고싶지만 그게 너일 필요는 없잖아 니가 필요한건지 따뜻함을 나눌 그런 누군가가 필요한지 알 수는 없겠지만 니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길 바라 니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길 바라
피로와 파도와 피로와 파도와 물결과 물결과 물결과 물결과 바다를 향해 열리는 창문이 있다라고 쓴다 백지를 낭비하는 사람의 연약한 감정이 밀려온다 피로와 파도와 피로와 파도와 물결과 물결과 물결과 물결과 한적한 한담의 한담 없는 밀물 속에 오늘의 밀물과 밀물과 밀물이 어제의 밀물과 밀물과 밀물로 번져갈 때 물고기들은 목적 없이 잠들어 있다 물결을 신은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스치듯 지나간 것들이 있다라고 쓴다 물결을 신은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스치듯 지나간 것들이 있다라고 쓴다 눈물과 허기와 졸음과 거울과 종이와 경탄과 그리움과 정적과 울음과 온기와 구름과 침묵 가까이 소리내 말하지 못한 문장을 공책에 백번 적는다 씌어진 문장이 쓰려던 문장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피로와 파도와 피로와 파도와 물결과 물결과 물결..
김윤아가 부른 가시나무라는 노래가 떠오르는 책이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1장 보고 듣는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것이다. 진실은 사실이 아니며 인생에서 벗어나 숨을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에 홀로 남겨지는 것이._유진 오닐,희곡 '밤으로의 긴 여로' 중에서 너를 미워해, 하지만 내 곁에 있어줘.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 이 무렵 그녀는 과거 외면해오던 남자들의 관심을 고맙게 여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성이 자신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면 그 감정을 즐기면서도 왠지 자신이 그들을 놀리거나 속이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어떤 남자와 데이트를 시작했다가도 곧 분란을 일으켜 관계를 망쳐버리곤 했다. 제니퍼는 여자를 수다스럽고..
우린 봄이 오기 전에 따뜻하기 전에 한 번 볼까요 우린 날이 밝기 전에 모두 잠들었을 때 꼭 만나요 사실은 난 널 바라보는 게 지켜보는 게 좋아 가만히 웃는 널 바라보는 게 그냥 지켜보는 게 편해 바보같은 말이지만 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워 네가 날 이해못한대도 괜찮아 괜찮아 아직 봄이 오기까지는 꽤나 남아있으니까 사실은 난 또 봄이오는 게 따뜻해지는 게 싫어 가만히 웃는 널 멀리서 보기만해도 가슴이 아리는데 바보같은 말이지만 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워 네가 날 이해못한대도 괜찮아 괜찮아 아직 봄이 오기까지는 꽤나 남아있으니까 이번 봄은 예전보다 빨리 온다지요 차가게 얼은 겨울은 아직 그대로인데 어찌해야하나 고민말아요 난 괜찮아요 또 내게도 봄이 오겠죠 난 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워 혹시 너에게 옮길까봐..
그것은 투명한 눈꺼풀 안과 밖의 온도 차로 흐려진 창가에서 "무심은 마음을 잊었다는 뜻일까 외면한다는걸까" 낙서를 하며 처음으로 마음의 생업을 관둘 때를 생각할 무렵 젖는다는 건 물든다는 뜻이고 물든다는 건 하나로 섞인다는 말이었다. 서리꽃처럼 녹아떨어질 그 말은, 널 종교로 삼고 싶어. 네 눈빛이 교리가 되고 입맞춤이 세례가 될 순 없을까 차라리 나는 애인이 나의 유일한 맹신이기를 바랐다 잠든 애인을 바라보는 묵도 속에는 가져본 적 없는 당신이란 말과 곰팡이 핀 천장의 야광별에 대한 미안함이 다 들어있었다 그럴 때 운명이란 점심에 애인이 끓인 콩나물국을 같이 먹고, 남은 한 국자에 밥을 말아 한밤에 홀로 먹는 일이었다. 거인의 눈동자가 이쪽을 들여다보는 듯 창밖은 깜깜. 보풀 인 옷깃 여미며 서둘러 떠..